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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말하다, 에디터스 토크

2010-02-26  


디자인저널 『양귀비』가 창간했다. 창간호의 주제는 '지리정보와 지리감각'. 얼핏 디자인으로 와닿지 않는 주제에 대해 편집자 이영준은 디자인에 대해 '무엇을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디자인을 '감각을 조율하는 행위'로 폭넓게 생각하고 주제를 선택했다고 이야기한다. 디자인된 사물들을 지면에 가두어 욕망을 재생산하는 대신, 디자인이 자리잡고 있는 사회, 문화를 다룸으로써 디자인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2010년 2월, 『양귀비』의 시작을 맞아 디자인/문화잡지와 저널의 편집자들이 모였다. 이제 갓 첫 모습을 드러낸 잡지부터, 휴간의 아픔을 겪은 잡지까지, 이 잡지들이 좋아하고, 싫어하고, 고민하고, 욕망하는 바는 무엇일까? 각각의 잡지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번째 순서였던 『D+』는 한국문화재단에서 발간하는 디자인잡지다. 편집장 박활성은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디자인잡지들이 스타디자이너의 현란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그것이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답인양 가르치는 것이 현실. 『D+』는 매일 이 세상으로 나오는 수많은 디자인물들을 주제로 풍성한 이야기를 만드는 잡지가 되길 욕망한다.




창간호를 내놓은 문화계간지 『1/n』의 편집장 김한민은 잡지를 만드는 자신의 태도를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말을 빌려 설명한다. 바디우는 진실한 것을 생산하기 위한 절차로 과학, 예술(시), 사랑, 정치를 꼽는다. 김한민은 그것을 독자에 대한 과학적인 태도, 다시 말해 주어진 사실에 대한 인정(과학), 충분한 감탄과 정성(사랑), 한줄 한줄을 즐길 수 있는 여유(예술, 시), 타인에 대한 관심(정치)으로 풀어내며, 자신이 『1/n』을 만드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GRAPHIC』은 기존의 잡지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다른 방식을 취한다. 여러개의 다른 이야기가 위계질서를 가지고 등장하는 일반적인 잡지와는 달리, 매호 하나의 주제를 잡고, 그에 관련한 디자이너들의 작업과 인터뷰만을 싣는다. 편집장 김광철은 '형식을 통해 말하는 잡지를 원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잡지에서 편집자의 목소리는 최대한 드러나지 않고, 디자이너의 작업과 이야기가 전면에 드러난다.

『판타스틱』은 국내유일의 장르문학잡지인데, 휴간의 어려움을 겪고 올해 재간되었다. 『판타스틱』의 대표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정성원은 고민들을 풀어 놓는다.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과 함께, 잡지가 지향하는 바와 실제로 실리는 글 사이의 간극이 일어나는 어려움은 비단 판타스틱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의 매체에 대해 논하는 자리에서는 편집자들의 욕망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잡지는 시장의 논리에 의해 혹은 정책의 변화 같은 외부적 이유로 인해 생명을 다하기도 하고, 지속적인 목소리를 잃고 부유하기도 한다. 김한민은 『디자인텍스트』를 예로 들어, 누가 잡지(혹은 저널)를 읽는지, 피드백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한다. 서동진은 이에 대해 잡지에서 본래 중요한 것은 피드백보다는 '독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라며, '분화된 사람들을 하나의 지향으로 묶어내는 것'이 잡지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잡지는 예전의 잡지와는 다르다. 특정한 관심과 욕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모이고 헤치기를 반복한다. 무엇보다 '장수'를 원하는 이 잡지들의 욕망도, 현실 앞에 무너질 때가 올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곧 우리가 지금, 여기, 동시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잡지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아닐까.



참여자 :
김광철 『GRAPHIC』 편집장
김한민 『1/n』 편집장
김현호 『양귀비』 책임편집자
박활성 『D+』 편집장
정성원 『판타스틱』 편집장
이영준 H-Center 소장
서동진 『당비의 생각』 편집주간
기획 : 계원디자인예술대학 H-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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